사고 잦은 악마의 도로
A10면| 기사입력
아파트에 가려 ‘까막눈 운전’… 서울 노들길 과속사고 1위 [동아일보]
취재팀은 1일 교통안전공단
“문제는 ‘경사’예요. 다리로 진입하는 길이 오르막이기 때문에 완전히 올라서기 전에는 다리 위에 뭐가 있는지 안 보여요. 과속했다면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을 수밖에 없죠.”
지하철 마포역 인근의 신호등만 지나면 마포대교 북단까지 직선도로를 아무런 제약 없이 달릴 수 있어 운전자들은 162m의 오르막 구간을 질주하듯 내달린다. 만약 오르막 구간에 과속 단속카메라가 있다면 반복되는 과속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곳처럼 전국에는 과속 사고를 유발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는 위험 구간들이 있다. 취재팀은 전국 16개 지방경찰청의 통계를 바탕으로 과속이 사고로 이어지기 쉬운 지점 80곳과 2010, 2011년에 과속사고가 제일 잦았던 지점 10곳을 골랐다.
○ 과속사고 1등 영등포 노들길
전국에서 과속사고가 제일 잦았던 곳은
구불구불 길이 계속 이어진 서울 내부순환도로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과속사고가 잦았다. 2년 동안 4건의 사고로 11명이 다쳤다. 특히 정릉터널에서 종암 방면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두 건의 사고로 7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한 사고의 가해차량은 제한속도 70km를 넘겨 시속 120km로 달리다 앞 차량이 속도를 줄이자 그대로 들이받았다. 또 한 사고는 과속을 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경우였다.
취재팀이 차를 타고 주행하는 동안에도 좌우에서 시야를 가로막는 방음벽과 중앙분리대가 끊임없이 나타났다. 커브가 심한 연희램프∼홍제램프, 정릉램프∼길음램프 등의 구간에선 불과 10m 앞의 도로 상황도 볼 수 없었다.
도로교통공단이 2011년에 일어난 교통사고를 도로선형별로 분석한 결과 굽은 도로의 치사율은 6.4%로 직선 도로(2.1%)의 약 3배였다.
경사진 도로 역시 사고 위험이 높다. 교통안전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이처럼 오르막이나 내리막 도로에서 과속할 땐 사고 위험이 배가 된다. 2011년에 일어난 사고의 치사율을 보면 오르막(6.2%)이나 내리막(7.2%) 도로가 평지(1.9%)의 3∼4배에 달했다. 내리막 커브길의 경우엔 치사율이 8.8%로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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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재촉하는 직선대로서부간선도로가 서해안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지점은 정반대의 이유로 위험한 구간으로 꼽힌다. 시야가 탁 트인, 곧은 도로인 탓이다. 서부간선도로가 각각 광명대교, 철산대교, 금천교와 교차하는 구간, 그리고 서해안고속도로 시작점과 만나는 구간에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7명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취재팀은 1월 27일
시내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던 운전자는 이처럼 갑자기 탁 트이는 도로가 펼쳐지면 이미 고속도로에 접어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가속 페달을 한껏 밟기 십상이다. 정체 구간에서 빼앗긴 속도감과 시간을 보상받겠다는 심리인 것이다. 차로가 많고 탁 트인 직선도로가 길게 뻗어 있어 ‘착시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멀리 있는 차가 고장으로 서 있어도 마치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구간단속 늘리고 제한속도 확 낮춰야
전문가들은 구간단속을 확대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강원 미시령에도 구간단속이 최근 부활했다. 미시령은 교통사고 다발 지역으로 2009년 2월 구간단속이 시행됐지만 지역 상인 등의 반발로 아홉 달 만에 중단됐다. 그 뒤 지난해까지 47건의 교통사고로 77명이 숨졌다. 14일에 한 명꼴로 사망자가 나온 셈이다. 구간단속이 실시되던 9개월 동안 5명이 숨졌던 것과 비교하면 단속이 사라지자 사망자가 약 4배로 늘어난 것. 경찰은 4월부터 다시 구간단속을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운전자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해 일부러 도로 폭을 줄이기도 한다. 갓길을 넓히고 차로 폭을 좁히는 식이다. 운전자는 좁아진 차로 때문에 운전에 불편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인다.
근본적으로는 전체적으로 도로 제한속도를 낮추는 것이 해법이다. 덴마크는 도심 제한속도를 시속 60km에서 50km로 낮춘 뒤 사망사고가 24% 줄었다. 미국은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55마일에서 65마일로 올린 구간에서 사망사고가 19∼3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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