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카와 디카의 세상구경 블로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자동차/차량정비

농작물 절도범 검거에 차량용 CCTV가 한몫

한아름정원 2012. 12. 22. 01:30

‘달리는 CCTV’…두마리 토끼 다 잡았네

자동차에 설치하면 보험료 3~5% 할인
농촌선 농작물 절도범 검거 효과도 톡톡


 

 # 여성 운전자 윤모씨는 최근 새로 구입한 차를 운전하다가 접촉사고를 당했다. 신호대기 중 앞차가 조금씩 후진하더니 결국 윤씨의 차와 충돌한 것. 앞 차량에서 내린 남성은 다짜고짜 “왜 서 있는 차를 박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윤씨는 황당했지만 침착하게 “제 차 블랙박스에 영상이 있으니 같이 확인해 보자”고 말했다. 그제서야 보험처리를 해 주겠다며 앞차 운전자의 태도가 돌변했다.

 

 우리나라에는 ‘교통사고가 나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말을 듣기가 점점 힘들어질 전망이다. 그 이유는 최근 블랙박스를 설치한 차량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달리는 폐쇄회로티브이(CCTV)’로 불리는 블랙박스는 차량 소유주의 교통사고 발생 때 시비를 가려 주는 증거자료로 활용될 뿐 아니라 도둑이나 뺑소니범·자해공갈단 등 각종 사건·사고의 범인을 잡는 데도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 블랙박스 달면 보험료 3~5% 할인

 손해보험사들은 블랙박스를 달면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5%까지 할인해 주는 등 블랙박스 장착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이는 보험사들이 블랙박스가 교통사고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보험사기를 예방해 보험사의 손해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손해보험사의 블랙박스 특약에 가입한 차량은 50여만대에 달한다. 아직 특약에 가입하지 않은 차량까지 포함하면 약 150만대의 차량에 블랙박스가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블랙박스 특약의 할인율은 보험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3~5% 정도다. 5%를 할인해 주는 보험사는 동부화재·LIG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하이카다이렉트·AXA다이렉트 등이다. 삼성화재는 4%, 에르고다음과 그린손해보험은 3%를 깎아 준다. 국내 자동차보험의 평균 보험료인 72만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2만~4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는 것. 블랙박스를 20만원에 구입했다면 6~7년 정도면 보험료 할인금액만으로도 기계값을 뽑는 셈이다.

 블랙박스 특약은 블랙박스를 구입한 후 가입한 보험사에 연락해 블랙박스 제조사와 모델명만 알려 주면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자동차보험에 이미 가입된 운전자가 블랙박스를 장착했더라도 남은 계약기간에 대해 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다.

 ◆ 방범 취약한 농촌, CCTV 역할도 척척!

 11월20일 경북 구미시 해평면에서 농사를 짓는 오모씨는 자신의 밭에서 키우던 배추와 무가 없어진 것을 알고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절도범은 불과 3시간여 만에 검거됐다. 범인이 피해자 밭에 침입해 농작물을 훔쳐 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오씨 차량의 블랙박스에 녹화된 것. 경찰은 이를 통해 정확한 차량번호를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농촌지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농산물 절도범의 검거에 차량용 블랙박스가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촌지역은 도시에 비해 CCTV 등 감시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범죄 예방과 검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차량용 블랙박스가 농촌지역 부족한 CCTV의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블랙박스 판매업체 관계자는 “최근 농촌지역에서 블랙박스 구입을 문의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며 “농사일로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블랙박스를 방범용으로 활용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민들에게 보험료도 3~5% 할인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면 ‘일석이조’라며 만족해한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도난으로 인한 피해액은 보통 수백만원부터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블랙박스 비용이 결코 비싼 것은 아니다”면서 “앞으로 농업용 차량에 블랙박스 설치를 적극 권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그외 다양한 할인 특약들

 블랙박스 특약 외에도 각종 특약들을 활용하면 보험료를 꽤 아낄 수 있다.

 우선 평소에 자동차 운행거리가 짧은 운전자라면 ‘마일리지 보험(주행거리 연동 특약)’을 눈여겨 봐야 한다. 연간 주행거리를 3,000㎞ 미만, 3,000~5,000㎞ 미만 5,000~7,000㎞미만으로 구분해 각 구간에 따라 보험료를 최대 12~16% 할인해 준다.

 평일 중 하루 동안 자동차를 쓰지 않기로 약속하는 ‘요일제 특약’에 들어도 보험료를 평균 8.7% 정도 아낄 수 있다. 단, 요일제 특약은 마일리지 보험과 동시에 가입할 수 없다.

 또 ‘운전자 범위를 가족·부부 등으로 한정하거나 특정 연령 이상으로 제한’해도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이외의 운전자에 의해 사고가 나면 일정 손해에 대해서는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아울러 설계사나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가입하는 ‘다이렉트 보험’을 이용하면 보험료를 10~15% 정도 더 아낄 수 있다. 가입 방법만 다를 뿐 보장내용은 동일하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최근에는 추가로 장착하는 블랙박스나 마일리지 보험, 운전자 한정특약 등을 통해서 많게는 20% 이상 보험료 할인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자신에게 맞는 할인사항을 꼼꼼히 챙겨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상일 기자 csi18@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