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새떼 주검이 하늘에서 떨어진데 이어 바다에서는 수백만 마리의 죽은 물고기 떼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한파와 생태환경의 변화 등이 집단폐사의 1차 원인으로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대재앙 전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견한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 체사피크 만에서 물고기 약 200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메릴랜드 주 관계자는 "자연적 이유가 물고기 떼죽음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면서 "수온이 갑자기 떨어져 3~6인치 크기의 물고기들이 얼어죽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메릴랜드 환경청 관계자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 지역에 25년새 최악의 한파가 닥쳤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물고기들이 죽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개체 수 급증에 따른 심각한 수질오염도 물고기 떼의 죽음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메릴랜드 당국은 보고 있다. 이 일대에선 지난 1976년과 1980년에도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사례가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앞서 지난 달 31일 미국 중남부에 위치한 아칸소 주 비브시에서는 밤 10시쯤부터 찌르레기 사체 5000여 구가 하늘에서 떨어졌으며,지난 4일에도 루이지애나에 주 나바레 주변 고속도로에서 새 500여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새 떼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눈비로 인해 새들이 날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꽃놀이 소리 등에 놀라 스트레스를 받고 여기저기 부딪쳐 죽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최근 아칸소 주 비브시에서 200km 떨어진 오자크 시주변을 흐르는 아칸소강에서 10여만마리의 죽은 물고기들이 떠올랐다. 발견은 더 늦었지만 사망시간은 오히려 새떼의 죽음보다 빠른 30일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죽은 물고기의 95%는 민어과의 드럼피쉬(Drum fish)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미국뿐만이 아니다. 브라질 남부의 항구도시인 파라나구아 해안에서는 최소 100t 가량의 정어리와 작은 흑조기, 메기 등이 죽어 있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영국 일간 메일 인터넷판은 6일 보도했다.
뉴질랜드에서도 6일 더 많은 물고기가 죽어 있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영국에서는 켄트 해안을 따라 약 4만 마리의 꽃게들이 역시 떼죽음을 당한 모습이 발견됐다.
오염과 급격한 환경의 변화가 새와 물고기 떼죽음의 원인으로 예상되지만 명확한 근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체수의 급증과 이에 따른 스트레스, 한파 등이 복합적으로 물고기 집단폐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확한 원인은 역학조사 등을 거쳐봐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을 두고 같은 사례가 연속적으로 나오는데다가 그 수도 늘어나고 있어 환경오염 이상의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일부에서는 “대재앙이 도래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