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 텃밭은 마음을 치유하고 건강을 회복시키고
단절된 대화를 소통하는 역활
주말농장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생각은 대부분 대동소이할 것이라 생각한다. 일상생활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며 마음의 여유를 찾아 재충전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분들과 농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가족들의 먹거리를 자가생산하기 위한 일환으로 하시는 분 등 다양한 목적으로 도시농업에 참여하고 있을 것이다.
텃밭은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울 안·밖의 자그마한 빈터를 일궈 일 년 내내 작물재배는 물론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하여 왔다. 봄이면 감자, 옥수수, 강낭콩, 호박, 상추 등을 심어 가족들의 반찬을 공급하는 장소로 활용하였으며, 늦여름에는 무, 배추를 재배하여 초겨울에 김장을 하는 등 집에서 소비하는 채소류는 대부분 텃밭에서 생산하여 자급자족 하였다 할 것이다.
또한 텃밭은 가을에 수확한 배추나 무를 땅속에 묻어 봄까지 신선한 채소를 저장하는 장소로 활용하는 역할을 하는 등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텃밭문화가 생활저변에 자리를 잡아왔으나 산업화와 도시화의 과정에서 희미하게 잊혀지던 텃밭문화가 도시농업과 함께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텃밭의 순기능은 매우 다양하고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크게 구분하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마음을 다스려 주는 역할을 한다.(마음의 치유)
농촌은 우리 마음의 고향이라 한다. 도심생활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와 지친 심신을 달래고 마음의 여유를 찾아 재충전하기 위해서는 뭔가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소일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텃밭활동이라 생각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인식의 차이는 있을 테지만 여가시간이나 자투리시간을 이용하여 잠시나마 일을 잊고 작물재배에 대한 생각을 한다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업무처리과정에서의 격정적이고 흥분된 마음을 가라 안쳐 차분하게 다시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아 업무에 복귀하면 정신건강과 아울러 여러 가지로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날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건강을 유지하고 회복해 주는 역할을 한다.(건강의 치유)
직장인이나 사업을 하는 도시민 중에 퇴임 후에 전원생활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몸에 이상징후가 있어 시골에서 요양을 하고자 하시는 분, 여건상 시골로 이사하는 것이 어려워 도시에서 시골의 정취를 느끼며 생활하고자 하는 분 등 다양한 목적으로 시골생활을 동경하고 있다.
유성구에 소재한 000주말농장에서 텃밭을 분양받아 도시농부가 되신 어느 교수님의 사례를 소개하면 부인이 유방암 수술을 한 후로 모든 일에 의욕도 없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중 인근의 주말텃밭을 분양받아 부인이 작물재배에 취미를 느끼기 시작한 이후에는 매일 새벽이면 남편과 함께 주말텃밭에 출근, 작물 가꾸기를 통하여생산한 신선농산물이 가족들의 밥상에 올려지는 기쁨을 누리는 것은 물론 새벽마다 만나게 되는 텃밭 참여자들과의 아침인사와 2∼3개월에 한차례씩 이루어지는 주말농장 번개모임에는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과 음식, 음료 등을 십시일반으로 가지고 와 이루어지는 파티에 참여하고부터는 부인의 건강도 좋아지고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흥미를 느끼는 등 집안분위기가 매우 밝아 졌다고 한다.
셋째, 주변인들과 단절된 대화를 소통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불통의 치유)
도심생활의 단점중의 하나가 주변인들과의 대화 단절이라 할 수 있다. 가정, 직장, 학교, 단체 등 본인이 소속된 곳 이외는 주변인들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며, 바쁜 사회생활로 인하여 가족 간에도 대화의 부족이나 단절이 이루어지는 가정이 증가하고 있는데, 도시농업에 참여하면서 가족 간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서로를 이해하고 위해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일부 가정에서는 텃밭가꾸기에 함께 참여하면서 농사라는 공통의 소재를 통하여 가족은 물론 주변인들과도 쉽게 대화의 물꼬를 틀수 있는 역할을 해주고 있어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적극적으로 형성하는 계기를 부여하여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 텃밭은 보물창고!
시내에서 생활하다 남편이 시골생활을 하고 싶다는 의욕이 강하여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서구 기성동으로 이사한 000씨의 부인은 요즘 삶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한다. 처음에는 농사라고 생각하면 어렵고, 힘들고 무슨 재미로 농사를 짓나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 텃밭의 예찬론자가 되었다.
200평 규모의 주택에 딸린 70여 평의 텃밭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본인이 직접 재배한 푸성귀(채소)가 가득하여 본인 가족은 물론 주말이면 출가한 딸의 가족까지 함께 푸짐한 식사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외손자들의 자연교육장소로 이용하기도 한다. 6년 전 울타리에 식재한 3주의 매실나무에서는 매년 6월이면 100kg이상 수확하여 매실엑기스를 만드는 등 여러 가지로 요긴하게 사용한다.
부인의 말에 의하면 텃밭은 단순히 먹거리를 공급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작물을 가꾸는 시간만큼은 마음이 정화되고 농업을 통하여 이웃 사람들과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반찬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이 텃밭에서 조달이 가능하여 텃밭은 그냥 텃밭이 아니라 우리 집“보물창고”라고 자랑이 대단하다.
□ 상자텃밭을 작물재배 종료 후 다시 재배하는 방법
일반 텃밭에서도 작물을 재배한 후 다른 작물을 또 재배하기 위해서는 퇴비와 비료를 시용한 후 경운 또는 로터리 작업을 한 다음 작물을 심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상자텃밭에서도 작물재배가 끝난 후 다시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처음 재배할 때와 같은 준비 절차를 거쳐 작물을 심어야 작물생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 할 것이다.
작물을 다시 재배하기 위한 절차는 아래와 같다.
① 재배가 종료된 상자텃밭의 상토를 쏟는다.
② 상토를 잘게 부순다.
③ 사용하지 않은 상토를 약 10∼20% 정도를 보충한 후 잘 섞는다.(상토 확보가 용이한 경우 전면 교체해 줌)
④ 필요한 퇴비 또는 비료를 혼합한다.
⑤ 상자텃밭에 상토를 채운 후 작물을 재배한다.
⑥ 상자텃밭에 재배할 작물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앞 작기에서 재배하지 않은 작목을 선정하여 재배하는 것이 좋다.
혹여 귀찮아서 위의 절차를 생략하고 상자텃밭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화분 속에는 전 작물의 뿌리가 가득하고 상토가 굳어 있으며 비절현상(영양분이 없는 상태)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작물생육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따라서 조금 번거롭다 하더라도 반드시 위의 절차를 밟는 것이 좋을 것이다.
치유(治癒)란 치료하여 병을 낮게 한다는 의미로 농사에서 과연 이러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도 있겠지만, 넓은 의미로 보면 텃밭농사를 통하여 일반인들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병자들은 건강유지와 회복에 도움을 주며, 주변인들과의 단절된 대화의 물꼬를 트는데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텃밭이 도시농업의 가치를 넘어 새로운 “텃밭문화”로 자리 잡을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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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태관. 행정학박사 / 배재대 대학원 도시농업행정전공
- 대전광역시농업기술센터 근무
-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도시농업연구소장
- 일본정부 초청 수출유망작목 개발 연수(아오모리현, ‘9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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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출처 : http://www.dtnews24.com/news/articleView.html?idxno=104967
이미지는 인터넷상 발취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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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태관의 도시농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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