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미끼로 체포 시도" KEC 분신 '과잉진압' 논란
[노컷뉴스] 2010년 10월 31일(일) 오후 02:17 [CBS사회부 이재준 기자]
경찰과 회사측이 노조 간부에게 먼저 협상을 제안해놓고도, 결렬시킨 뒤 체포하려다 분신 사태까지 불러오면서 '과잉 진압'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노조의 점거 농성이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 제조회사 KEC의 경북 구미 공장. 노조 지부장 김모(45)씨는 농성 열흘째에 접어든 30일 저녁 회사 임원진과 마주 앉았다.
사측은 이날 오후 3시쯤 김 지부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가, 오후 7시로 연기하자고 알려왔다. 이에 김 지부장은 사수조 5명과 함께 점거 농성중인 1공장을 나와 고객안내실에서 사측과 면담했다.
그러나 3시간 가까운 협상에도 노사 견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이어 밤 10시쯤 김 지부장이 화장실에 가는 순간 잠복해있던 수십 명의 사복 경찰이 덮쳤다는 것이다.
이에 저항하던 사수조들은 현장에서 바로 연행됐다. 이 와중에 김 지부장은 여자 화장실로 피신했지만, 경찰이 문을 부수고 진입을 시도하자 시너를 몸에 끼얹고 분신을 감행했다.
얼굴과 오른손 등에 3도 화상을 입은 김 지부장은 경찰에 의해 구미 차병원으로 이송됐다가 대구 푸른병원으로 옮겨졌고, 31일 오전 대구를 출발해 이날 오후 서울 한강성심병원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