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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난 곳 따로 있는데 왜 엉뚱한

한아름정원 2013. 10. 11. 01:36

병난 곳 따로 있는데 왜 엉뚱한  

 부위가 아플까?

 

주부 김나연(39·서울 성동구)씨는 몇 달 전부터 별 이유 없이 왼쪽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곧 나으려니 했지만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다. 동네 정형외과에서 어깨 X선을 찍어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고, 한의원에서 침을 맞아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대학병원 통증의학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그의 병명은 어깨와는 전혀 무관한 '식도 탈장'이었다. 식도 탈장이란 식도가 지나가는 횡격막의 구멍이 약간씩 벌어져 식도가 제 위치를 벗어난 상태를 가리킨다. 그렇다면 식도에 병이 났는데 왜 왼쪽 어깨가 아팠을까?

심재철 한양대병원 통증의학과 교수는 "우리 몸에 펼쳐진 수많은 신경은 각각 2~4가지씩 짝을 이뤄 척수에서 만나 하나로 모여 뇌로 전달된다. 이때 뇌는 2~4가지 신경 중 가장 익숙한 신경 하나만 선택해 인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김씨의 경우 식도에 문제가 있는데도 식도를 담당하는 신경과 짝을 이루는 왼쪽 어깨 신경이 척수에서 만나 한 가지로 뇌에 전달되는 바람에 뇌는 어깨 신경에서 통증이 온 것으로 잘못 인지했다는 것이다. 몸 깊숙한 곳에 있는 식도와는 달리 어깨는 평소 외부 자극이 많아 뇌가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식도 탈장이 심해져 더 큰 통증이 와야 뇌는 이를 인식하게 된다. 이처럼 병 따로, 통증 따로인 현상을 의학용어로는 '연관통(聯關痛)'이라고 한다.

박지용 고대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손가락을 칼에 베이면 손가락이 아픈 것은 당연하다. 이 때문에 우리 몸에서 병이 난 곳이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몸 안쪽 깊숙한 곳의 장기나 조직에 병이 생기면 뇌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피부나 근육 부위의 통증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관통은 심장, 폐, 췌장, 위, 맹장, 턱 관절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심장=흔히 왼쪽 가슴이 아프면 심장에 이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심장 질환이 있을 때 초기 통증은 왼쪽 팔 안쪽과 왼손바닥 새끼손가락 부위 등에서 주로 나타난다. 물론 병이 커지면 심장에서도 통증이 온다.

▲맹장=맹장염에 걸려도 맹장이 있는 오른쪽 아랫배가 아닌 배꼽 주위가 먼저 아프다. 심재철 교수는 "맹장염의 이 같은 초기 증상을 잘 모르고 단순한 복통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췌장=췌장에 궤양이 생기면 오른쪽 등 날개 뼈 아래부터 허리 사이 부위에 주로 통증이 나타난다.

▲쓸개=심한 통증을 부르는 담석은 간이 있는 오른쪽 배보다는 오른쪽 어깨 뒤편이 아픈 경우가 많다.

▲폐=폐가 손상을 입으면 앞가슴이 아니라 등 쪽의 오른쪽 날개 뼈 부분이 아프다.

▲위궤양=위궤양 등의 위장 질환은 위가 있는 가운데 배가 아닌 등의 척추 바로 왼쪽 편을 따라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식도=식도는 목 쪽에 있지만 신경이 왼쪽 어깨 앞 부분과 연결돼 있어 어깨 쪽에서 먼저 통증이 잘 나타난다.

▲요로결석=요도가 있는 생식기 부분이 바로 아픈 것이 아니라 서혜부(사타구니)쪽이 먼저 아프다.

▲턱관절=턱의 아래위를 이어주는 연골 부위에 질환이 생길 경우 턱관절 부근뿐 아니라 머리 윗부분에서 통증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척추질환=엄밀한 의미의 연관통은 아니지만 척추질환 통증도 연관통과 비슷한 발생 양상을 보인다.

▲목 디스크 = 목 부근에 디스크가 튀어나와 척수 부근 잔 신경가지를 건드리면 목 부분이 아프다. 그런데 디스크가 목 부위의 잔 신경가지는 건드리지 않지만 척수 자체를 누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목이 아니라 허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허리보다 목을 치료해야 통증을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