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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중 FTA 여론몰이 농업피해 우려되지만 수출시장 확대위해 불가피 농업계 “중국에 시장개방땐 국내농업 회생 불능

한아름정원 2011. 7. 18. 19:53

정부, 한·중 FTA 여론몰이

 “농업피해 우려되지만 수출시장 확대위해 불가피”…

농업계 “중국에 시장개방땐 국내농업 회생 불능”

 

 

 

 

 

 

 

  14일 농민단체 회원들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최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진방향’ 세미나가 열리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회의장 앞에서 한·중 FTA 추진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희철 기자 hotolee@nongmin.com

 

 


 정부가 국책연구기관을 내세워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한·중 FTA 추진방향’ 세미나를 열어 분위기 띄우기의 선봉에 섰다. 정부와 재계 입장을 두둔하는 일부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세계 최대 생산거점에서 소비시장으로 변모하는 중국시장 선점을 위해 FTA 협상이 시급하다는 논조로 뒤를 떠받치고 나섰다. 한·유럽연합(EU) FTA, 한·미 FTA에 이어 설마하던 한·중 FTA 협상까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중국 농업은 가격경쟁력이 우리에 비해 절대적 우위에 있다. 한·중 FTA 체결로 주요 품목의 관세가 연차적으로 철폐될 경우 그 피해는 축산물 위주의 한·EU FTA나, 육류 및 과일류 위주의 한·미 FTA보다 광범위해 충격파는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

 쌀·곡물·채소는 물론 검역규제가 풀릴 경우 수입이 제한돼 있는 과일·육류까지 거의 모든 농축산물이 우리 시장으로 물 밀듯 밀려들 가능성이 높다. 휘청이는 우리 농업은 회생 불능의 상황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한·중 FTA의 폭발력을 인식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아직은 FTA 협상에 나서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며 반대하고 있다.

어명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세미나 발제에서 “2010년 기준 30개 주요 농산물 중 23개 품목은 한국산이 중국보다 가격이 3배 이상 높았다”며 “FTA 체결로 관세 철폐시 농산물 전반의 수입 급증으로 이어져 농업부문은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서 우리 농업부문에 가장 중요한 개발도상국 지위 유지를 위해서도 한·중 FTA 협상은 DDA 협상 타결 이후로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DDA 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선언해도 중국이 이의를 제기해 양자협상을 요구하는 한편 한·중 FTA 협상에서 우리나라의 양허폭을 확대하려 하거나 자국에 유리한 양허안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주도할 것을 우려한 지적이다.

윤석원 중앙대 교수는 “협상에 앞서 민감품목 설정 논의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나 시장 개방론자들도 농업부문 피해 우려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시장 확대를 통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한·중 FTA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는 “무역의존도가 90%를 넘는 국가로서 FTA의 적극적인 참여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세계의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의 내수시장 확보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중국시장에서 우위를 잃을 것”이라며 한·중 FTA 필요성을 주장했다. 심지어 이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고추와 마늘 관세는 높지만 한국 소비량의 4분의 1은 이미 중국에서 다대기(다진 양념)나 깐마늘로 싸게 들어오고 있다”며 “뒷문은 열려 있는데 지나치게 과잉보호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중 FTA 논의가 공론화되면서 농민단체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관계자들은 세미나 시작과 함께 한·중 FTA 논의 중단을 촉구하는 기습시위를 벌여 긴장을 고조시켰다. 향후 한·중 FTA에 대한 격렬한 반발을 예고한 것이다. 한·EU, 한·미, 한·중 FTA 체결로 ‘FTA 허브’ 도약을 꿈꾸는 정부 및 재계와 ‘농업 말살’이라며 반발하는 농업계의 대립은 앞으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ㆍ중 FTA 업종별 쟁점과 대응방안 세미나’를 통해 농수산ㆍ식품 등 산업분야별 쟁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경석 기자  ksle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