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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선택 아닌 필수'… 칼퇴근 직장 어디 없나? 과중한 업무량으로 야근 밥 먹듯… 스트레스에 수면 부족까지

한아름정원 2011. 6. 9. 00:09

야근 '선택 아닌 필수'… 칼퇴근 직장 어디 없나?

 

 

과중한 업무량으로 야근 밥 먹듯… 스트레스에 수면 부족까지

 

 

 

 IT업체에 근무 중인 직장인 김모(30)씨의 공식 근무시간은 아침 8시에서 오후 6시다.

하지만 그야말로 말 뿐이다. 오후 6시에 퇴근해본 적이 언제 적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오늘도 저녁 8시를 넘어서까지 사무실에서 컴퓨터와 싸움 중이다.

일을 느릿느릿 처리한 적도 없다.

떠안은 일이 많을 뿐이다. 신생 업체이다 보니 업무가 많다는 건 이해하겠지만 매일 야근에다 주말까지 일을 한다는 건 해도 해도 너무하다.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할 수 없이 마우스를 움직인다. 기한은 정해져 있고, 자신이 맡은 일은 모두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인 김씨의 하루는 이렇게 저물어간다.

기획재정부 ‘2010년 국가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 한 명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무려 2255시간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야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무지막지한 업무량 때문이다.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 일을 해도 정시퇴근을 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이에 직장인들은 집과 회사만을 이동하는 삶을 살게 된다. 더 좋은 직장을 찾기 위한 ‘자기계발' 시간도 없고, 친구들과 수다 떨며 스트레스를 풀 시간도 없다. 회사 입장에선 야근이 필요하다지만 직장인 개인으로 봤을 땐 몸과 시간이 축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회사가 시키면 할 수 밖에 없는 위치다. 직장인들이 불만을 표출하면서도 늦게까지 사무실에 앉아 있는 이유다. 야근에 치여 피로와 스트레스에 호소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조명했다.

 

◇ 일주일 평균 3회 ‘야근'=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일주일에 평균 3회 야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공기업, 대기업, 중소기업을 포함, 모두 3.1일 야근을 한다고 조사됐다. 7일 중 3일을 야근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대기업 건설사에 다니는 김모(30)씨도 야근을 당연시 여기는 직장인 중 하나다. 보통 10시 정도에 퇴근을 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취업한 ‘대기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스스로 얘기한다.

김씨는 “사실 아침 일찍 나와 일주일에 3번 이상 밤 10시에 퇴근하면 자기 삶이 없다”며 “그럼에도 불만을 말할 수 없는 건 어렵게 들어간 대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중소기업이 더 야근이 심하다고 얘기한다. 대기업은 그나마 체계라도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것마저도 없다고 항변한다.

중소 케이블송출업체에 다니는 직장인 최모(30)씨는 “대기업들은 야근이나 특근 시 수당이라도 주는데 우리 같은 몇몇 중소기업들은 그런 것도 없다”며 “야근을 당연시 하는 중소기업 문화가 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수당 없는 ‘야근' 중소기업에 많아= 실제로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대기업 직장인들보다 야근수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직장인 17%만이 야근수당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공기업(38.5%), 대기업(35.2%), 외국계기업(32.3%), 중견기업(26.9%) 직장인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

 

이에 대해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실질적인 수당을 주지는 않지만 이에 상응하는 저녁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직장인들은 이것도 불만이다. 모 양말제조업체에 다니는 직장인 황모(29)씨는 “5000원으로 한정지어 놓은 저녁식사 값이 야근수당이라니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며 “우리도 체계적으로 시간을 따진 야근수당을 원한다”고 소리 높였다.

 

이어 그는 “야근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힘들지만 야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게 사실적으로 더 서운하다”고 밝혔다.

 

◇ 직장인 10명 중 7명 “야근 때문에 수면시간 부족”= 잦은 야근은 직장인들의 신체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가장 큰 것이 ‘수면부족'이다.

취업정보 커뮤니티 취업뽀개기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580명 직장인들 가운데 71.4%가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수면시간이 부족한 가장 큰 이유론 야근이 꼽혔다. 설문조사에 참가한 직장인 42.9%가 ‘과도한 업무로 인해 퇴근을 늦게 해서'를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직장인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10분'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김모(33)씨도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바람에 수면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성인 적정수면시간인 8시간을 자는 건 주말뿐이다. 이와 동시에 수면시간 부족 및 스트레스로 살이 2년 간 10kg이 쪘다. 수면이 부족하면 비만과 심혈관질환, 고혈압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김씨는 “수면시간도 모자르고 스트레스까지 겹쳐 살도 많이 쪘다”며 “도저히 야근을 피할 수가 없어 최근엔 보약을 지어 먹고 있는 몸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 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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