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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따라 떠나는 풍경(風景) 김유정역 동백꽃, 봄봄, 산골나그네, 소낙

한아름정원 2011. 3. 9. 09:42

봄바람따라 떠나는 풍경(風景) 

 

2월과 3월 사이에 봄비가 나린다.  강원도 영동지역은 폭설이 쏟아지고, 서울에서는 종일을 봄비가 촉촉히 나린다. 제주도에서는 노란 유채꽃이 피어 북상을 한다는 화신花信이 전해진다.  이렇게 촉촉히 봄비가 나리면, 발길은 또 누 마중을 가자는지 밖으로 가자고 가자고 보챈다.

 

   여인의 눈물과 같은 빗물이 감정을 부축이나 보다. 간단한 배낭을 꾸려 춘천행 전차에 몸을 싣는다. 아직 날씨가 제법 쌀쌀 한데도, 상봉역에는 연로하신 분들이 가득하다. 작년 11월 춘천행 전차가 생긴후, 마땅히 갈곳이 없으시던 분들이 꿈의 도시 춘천으로 몰려든다.

 

   김유정문학촌의 촌장인 전상국 소설가의 글을 보니,「‘春川’은 ‘봄이 흐르는 시냇물이다’.」라고 쓰고 있다. 지금의 전차가 생기기 전, 춘천행 열차는 40여년간  젊은이들의 꿈과 낭만과 예술을 싣고 달리던  공간이었다. 답답한 서울 아파트 숲을 벗어 나서, 미사리를 지나게 되면 열차는 양쪽에 산으로 둘러쳐진 북한강변을 달리게 된다. 


   완행열차가 강변을 따라 서서히 지나갈 때, 차창으로 보이는 풍광은 어느 이국적 異國的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형형색색의 카페와 호텔, 유유히 떠다니는 하얀 보트들. 청평과 가평은 지명상 경기도라지만 산세山勢는 강원도에 속한다. 제법 산세가 험해지고, 북한강의 물살도 깊어지고 급해진다.

 

   지난 겨울이 그리도 혹독했 듯, 지난 여름도 짜증스런 폭염과 비바람으로 심신은 거의 파김치가 되었다. 여름내내 거의 비가 내렸다. 무더위와 습기가 도심을 무슨 유령처럼 짓 눌렀다. 

 

   그날도 비는 쏟아지고 주체할 수 없는 심사를 달래려, 무작정 춘천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열차가 도심을 빠져 나와, 북한강변으로 접어 서자 극도의 우울속에 숨어 있던 마음이란 놈이 차장밖의 풍경에 관심을 가졌다.

 

 

계절은 늦여름과 가을의 초입인데, 그 놈의 짜증스런 무더위는 물러 설 기색이 없다. 아하, 열차가 가평에 이르자 산자락엔 가을의 전령사인 키 큰노란  마타리꽃 몇송이가 비바람에 흔들 거렸다. 가평에 내렸다. 

 

   천지가 뿌옇게 소낙비는 계속 퍼 붇고 있었다. 마음이란 놈이 사선으로 쏟아지는 비에 맞춰 춤을 춘다. 그리도 날 우울하게 하며 속을 썩이던 놈이 꽤심하기도 했다. 비속을 뚫고, 가평읍을 빠져 나와 북한 강물속에  자라처럼 빠져있는「자라섬」으로 걸어갔다.


   강변길을 따라 걸었다. 시골길은 연이어 길로 연결되고, 마음이 가자는 방향으로 발길은 따랐다.  강변길이 끝나면 논길이 이어지고 그 길이 끊어지면 다시 길은 마을로 이어지고, 시야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비는 퍼 붙었다. 산하山河가 오직 소낙비속에 빠져 들었다.              

 

   다시 발길은 이어지고, 먼 강변에서인지 아님 산속에서인지 뻐꾸기소리가 아련히 들렸다. 인적 끊인 시골버스 정류장 한켠에 검붉은「엉겅퀴꽃」한 송이 피어 있었다. 얼굴에는 빗물인지 아님 크낙한 아름다움에 대한 슬픔의 눈물인지가 흘러 내렸다.

 

 

 

< 엉ㆍ겅ㆍ퀴ㆍ꽃 〉

 

                         청평댐 지나
                         가평마을

                         늦여름 소낙비가
                         사선斜線으로 쏟아지고

                         뻐ㆍ꾹
                         뻑ㆍ뻑ㆍ꾹
                         뻐~어~꾹
                         뻐꾸기 울음
                         초록산골 타고 내리는데
 

                        시골버스 정류장
                         길섶에 핀
                         검붉은 엉겅퀴꽃 한 송이

                         첫사랑
                         죽은
                         그녀의 입술 같다.

                                        - 김 동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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