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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자료/식물 이야기

식물 이름을 알려 주세요. 알았습니다. 야화(野化)식물 어저귀 입니다.

한아름정원 2010. 8. 13. 09:09

KTX 천안아산역 뒷편에 차를 대고 지나려 하고 있는데 눈에 띄는 식물이 있어 한참을 머물러 지켜보다가 답답한 마음을 채우고자 이렇게 글을 올려 봅니다.

 

혹시 식물 이름을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 부탁 합니다.

다들 건강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드디어 찾았습니다.

 

야화(野化)식물 ... 어저귀

어저귀는 꽃들의 왕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씨방을 왕관의 형태인 튜울립처럼 만들었다.
그러나 이를 가당치않게 여긴 신의 노여움을 사서

어저귀의 씨방은 시커멓게 변색되었다고 한다.

옛말에 높은 지위에 써주지 않음을 한하지 말고 먼저

그 지위를 감당할 그릇이 되는지 염려하라 했거늘
왕관만 쓰면 왕이 되리라는 생각은 어저귀의 오산이었다.

그런 전설 때문에 어저귀의 꽃말이 ‘억측’이 되었나 보다.

어저귀는 원래 인도가 원산지였으나 섬유작물로 효용이 높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래식물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농민의 고단함을 표현한 시에

...... ‘어저귀 먼저 베고 삼밭에 호미질
...... 늙은 할멈 쑥대머리 밤에사 빗질하네
...... 일찍 자는 첨지영감 발로 차 일으키네
...... 풍로에 불 붙이고 물레도 고쳐야지‘
하는 대목으로 보건대 어저귀를 섬유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풍로와 물레가 사용되었으리라고 미루어 짐작이 된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도 중국사람들이 집을 지을 때 회반죽에

어저귀를 잘게 썰어넣어 벽돌을 쌓는다는 기록이 있다.
또 어떤 논문에 의하면 어저귀 펄프로 만든 한지는 닥나무로 만든

보통 한지와는 다른 발묵의 특성이 있다고 한다.

오늘날 어저귀는 더 이상 경작되지 않고 밭에서 쫓겨나 논둑이나

밭둑에서 그 이름처럼 어정거리고 있다.
어저귀의 씨방을 보면 연탄이 연상되는데 요즈음은 연탄도 소용이

크게 줄어서 머지않아 어저귀 신세가 될 것 같다.

 

인도에서 건너온 식물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저귀를 볼 때마다 참 인도를 닮았다 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어저귀의 꽃, 잎, 씨방의 색과 형태를 보면 인도의 국기와 아주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미국에서 들어왔거나 이름에 ‘미국’이 붙은 식물들,

이를테면 미국쑥부쟁이, 미국자리공, 미국가막사리 등등이
우리 생태계를 우려스러울 정도로 잠식해 가는데 비하여 인도에서

전래된 이 식물은 그야말로 ‘인도스럽게’
문명의 뒤안길에서 어정거리고 있는 느낌을  준다.

어저귀처럼 한 때는 경작이 되던 식물이 효용이 떨어져 야생으로

다시 돌아간 식물을 야화(野化)식물이라고 한다.

나도 언젠가 공직생활을 은퇴하면 ‘야화인간(野化人間)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보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대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