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예산안 이의 없습니까?”
“없습니다.”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한 차례의 문답뿐이었다.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309조원의 새해 예산안이 의결되는 데 걸린 시간은 2분에 불과했다.
본회의에서도 안건 상정에서 의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6분이었다.
예결위-본회의에서 새해 나라 살림이 결정되는 데 8분이 걸린 셈이다.
한나라당 소속 이주영 예결특위 위원장이 국회 본관 245호에서 단독 으로 예결특위 전체회의를 개의한 시간은 오전 11시2분이다.
그리고 2분 만에 2011년도 예산안, 2011년도 기금운용계획안, 2011년도 임대형 민자사업(BTL) 한도액안이 일사천리로 의결됐다.
원래 예결위 회의장이 아닌 245호에서 전체회의를 진행한다는 국회 사무처 안내방송이 나온 때(오전 11시)로부터도 고작 4분 만이었다.
회의에서 진행된 발언은 간단했다.
이주영 위원장은 “정부 예산안은 서면으로 제출하고 취지 설명은 유인물로 대체한다”며 회의 보고사항을 모두 문서로 대체했고,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예산안에 이의 없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곧장 의사봉을 3번 두드렸다.
본회의도 마찬가지였다.
오후 4시45분에 개의 선언을 한 정의화 국회 부의장은 4시47분에 새해 예산안을 상정했다.
예산안 검토 보고는 서면으로 갈음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자투표를 마치고 가결이 선포된 시간은 오후 4시53분.
단 6분 만에 예산안 상정부터 통과까지 마무리됐다.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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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8일 새해 예산안의 강행처리로 소수야당의 무기력감을 다시한번 절감하자 허탈감과 분노로 뒤엉킨 모습이었다.
이번 예산안 처리를 ‘헌정사상 유례없는 날치기’로 규정, 원천무효를 선언하며 전면적 대정부 투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어서 조만간 장외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예산안 처리 후 다른 야당과 본회의장 앞 중앙홀에서 규탄대회를 가진데 이어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민주주의 사망’, ‘국회 해산’, ‘이명박 독재’ 등의 격한 표현 등이 터져나왔으며,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망연자실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도부도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면서도 이내 대여 전면전을 선언했다.
손학규 대표는 “오직 참담할 뿐으로, 얼굴을 들 면목이 없다. 유신독재 때도 이러진 않았다”며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를 위한 우리의 투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독재의 마각을 드러낸 이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울먹인 뒤 “수자원공사 예산을 빼고라도 삭감할 공간을 준다면 원만히 통과시키겠다고 (여권과) 합의했는데 이꼴이 됐다”며 “오늘로 이 정권의 조곡이 울렸다”고 말했다.
민노당 권영길 원내대표는 규탄대회에서 “민노당은 ‘껍데기 국회’에서 국회의원 노릇을 계속할지 심각히 고민하겠다”며 “거리로 뛰쳐나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역별로 진행되는 연말 대의원대회를 현정권 규탄대회 형태로 열어 대여 동력을 확보한 뒤 서명운동 등 대대적 장외투쟁에 돌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만간 지역위원장 연석회의도 열기로 했다.
4대강 문제에 더해 민간인 불법사찰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 쟁점화에 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 투쟁방식에 대해선 9일 의원총회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다.
의총에서는 강경파를 중심으로 ‘의원직 총사퇴 카드’(강창일 의원), ‘국정 협조 거부 선언’(장세환 의원) 등의 강성 발언도 터져나왔다.
이런 가운데 당 일각에선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후폭풍이 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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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희(기자) shkang@asiatoday.co.kr
[아시아투데이] 2010년 12월 08일(수) 오후 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