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집값 4년새 반토막…
팔아도 대출금 못갚는 `깡통주택` 속출
[리먼사태 2년…지금 美경제는]
가계 자산 6조달러 허공으로 추가하락 예상…매물만 쌓여
모기지 못갚아 압류처분
올 100만가구 넘을듯
입력: 2010-09-08 17:33 / 수정: 2010-09-0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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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분위기를 묻자 "집을 마련하기에 적기"라고 답했다. 집값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고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라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언제쯤 주택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최근 늘어나는 매물에 비춰 2년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중개업체인 콜드웰브로커를 찾아 집 구매 의사를 밝히자 매물로 나와 있는 주택 관련 정보를 수십장 뽑아줬다. 이 업체의 캐서린 로는 "주택시장 침체기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떨어진 이곳에서도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매물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인근 주택 가격이 얼마나 하락했느냐고 묻자 "가격대별로 차이는 있지만 지난 3년 동안 30%가량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매물이 늘어날수록 잠재 주택 수요자들이 매수 시점을 늦추게 돼 주택 가격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자본 유입 정도와 주식시장 움직임에 따라 주택 시세가 결정되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일대도 매물이 늘며 주택시장이 약세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현지에서 24년 동안 부동산 중개업을 해온 김진호 인터로 사장은 "팔로알토 쿠퍼티노 등 부자들이 사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시가에 비해 10%가량 낮은 가격을 제시해야 거래가 성사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스트 새너제이의 경우 시가가 50만달러인 주택을 45만달러에 내놓아도 새 주인을 찾는 데 두세 달 걸린다는 것이다.
산타클라라에서 코람프로퍼티를 운영하는 부동산 브로커 안신씨는 "주택 거래가 2006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중개업체 절반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시장 회복 시점을 예상하기조차 어렵다고 토로했다.
'안정적인 직업'과 함께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었던 주택 소유가 이제는 더 이상 자랑거리가 아닌 시대가 됐다. '주택 불패 신화'가 깨지면서 빚(모기지)을 내 주택을 구입한 사람이 '깡통 주택'(집값이 모기지 상환액에 미치지 못하는 주택)에 살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지수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와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주택가격이 2006년 고점 대비 각각 57%,51% 하락했다. 물론 텍사스주 댈러스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은 같은 기간 중 주택 가격 하락률이 각각 4.2%,13.5%에 그치는 등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주택 가격 하락은 미국 가계의 자산가치에 타격을 줬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집계에 따르면 2006년 22조9000억달러였던 미 가계의 총 자산은 3월 말 현재 16조5000억달러로 감소했다. 6조4000억달러가 허공으로 사라진 것이다. 1100만세대는 주택 가치보다 더 많은 모기지 상환 부담을 지고 있다.
7세대 중 한 세대가 3개월 이상 모기지 상환을 연체했거나 주택 압류 위기에 놓여 있다. 부동산 조사업체인 리얼티트랙은 올해 모기지를 제때 갚지 못해 집을 압류당하는 세대가 100만세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압류당한 집은 시장에 매물로 나와 주택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7월 중 팔리지 않은 주택은 전달보다 2.5% 증가한 398만채에 달한다. 요즘 같은 거래 규모라면 재고를 소진하는 데 12.5개월이 걸린다.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일자리를 잃고 주택까지 빼앗길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집을 처분할 수도 없어 집 소재지 주위에서만 일자리를 찾다 보니 재취업을 하기도 어렵다.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미국 주택시장은 상당 기간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뉴욕/새너제이=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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