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핵심인 보(洑) 건설을 위해 하천의 물을 막는 가물막이 공사가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요,
지난 10일에는 1차로 영산강 6공구(승촌보)와 낙동강 20(합천보)·22(달성보)·30(구미보) 공구 등 4개 보의 가물막이 공사가, 이어 12일에는 한강 3(이포보)·3(여주보)·6(강천보)공구, 낙동강 18(함안보)·23(강정보)·24(칠곡보)·32(낙단보)33(상주보) 공구, 금강 6(부여보)·7(금강보) 공구, 영산강 2공구(죽산보) 등 11개 보가 착공됐습니다.
‘보(洑)’, 정확히 뭐지??
4대강 살리기 덕분에 자주 듣게 되는 ‘보(洑)’ , 정확히 뭘까요?
'보'는 논이나 밭에 물을 대기 위한 수리시설의 하나입니다. 둑을 쌓아서 흐르는 냇물을 막고 거기에 물을 저장해두는 것이죠.
비가 많이 올 때는 물을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쓰기도 합니다. 댐처럼요. 그래서 홍수나 가뭄에 적절하게 대비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수리시설입니다.
<느리게 흐르는 낙동강은 퇴적물이 많이 쌓여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우려가 높다. 사진출처:위클리공감>
전통적으로 농업을 중시했던 우리나라는 예부터 국가가 주도적으로 ‘보’를 설치했는데요,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보를 많이 만들어 물의 양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 밭을 논으로 바꾸는 사업을 국가가 주도했습니다. 논이 많아지니 생산되는 쌀의 양이 늘고, 나아가서는 굶주리는 백성들의 수도 줄어들게 되겠죠. 이처럼 예부터 보를 건설해 물을 다스리는 일은 백성의 삶과 직결되는 중요한 국가사업이었습니다.
보, 어떻게 설계됐을까?
그렇다면,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첫 단추인 ‘보’의 건설.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총 16개의 보가 공개되었는데요, 보는 해당 지역의 풍경과 지리, 역사, 문화적 특색을 고려해 각자 개성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또한, ‘다기능 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보마다 지역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접근할 수 있는 공도교가 설치되고, 전망타워 등이 마련돼 편의시설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야간조명 시설도 설치돼 밤과 낮이 다른 각양각색의 모습은 관광활성화에 기여하는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기조를 가진 미래형 사업인 만큼, 탄소 에너지 배출을 절감할 수 있는 시설도 설치됩니다.
보의 저수로 양끝에 작은 규모의 수력발전소가 설치되는 것인데요, 이들이 모두 가동되면 2억 7,848kWh의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름으로 따지면 47만 배럴이나 절약하는 것인데요, 한 배럴당 약 80달러라고 가정했을 때, 430억(11월 16일 환율 기준) 정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15만 톤이나 줄어들고요.
4대강 16개 보, 지역 특색 살린 명품 디자인
4대강 살리기의 16개 보(洑)는 디자인 면에 있어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백마강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계백장군이 말을 탄 모습을 형상화한 '부여보'에서, 멸종위기에 놓인 국내 유일의 따오기 2마리를 ‘희망 심벌’로 도입한 낙동강 '합천보'까지...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디자인되어 단순한 구조물 이상의 상징성과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다기능 친환경 '보'는 빼어난 모습으로 각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전망입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핵심인 ‘보’는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공개됐는데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현대의 보와 과거의 보는 그 맥락을 같이 하지만 조선시대의 보가 농업을 위한 치수에 큰 목적을 두었다면, 오늘날의 보는 물을 다스리는 것에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21세기형 목표를 더했습니다.
보를 설계하는데 있어서도 이와 같은 점을 최대한 담기 위해 노력했어요.
세종광장이라는 인공섬은 세종대왕의 과학발명품인 앙부일구 해시계의 형상을 반영해 설계했습니다. 공원으로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자전거를 가지고 가서 탈 수도 있고, 노약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보의 왼쪽에 자리한 소수력발전소가 반지하라는 점도 특징이고요.
또한 물을 조율하는 가동보에는 세종대왕의 또 다른 과학발명품인 자격루 물시계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야간에는 멋있는 조명으로 정취를 더합니다. 여주보의 경우에는 수문을 모두 개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홍수예방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백마강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계백 장군’을 가동보 수문 디자인 테마로 한 부여보>
금강의 ‘부여보’의 경우는 옛 부여의 정취가 물씬 풍겨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금강의 또 다른 이름은 백마강인데요, 따라서 부여보의 테마는 ‘백제의 향기가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 백향유수(百香 流水)’로 정했습니다.
슬로건은 ‘부활하는 역사의 강, 생명의 강 백마강 살리기’로 선정했고, 부여보의 수문은 말을 타고 백마강을 바라보는 계백장군을 형상화했습니다. 테마와 슬로건만 들어도 부여보의 완성된 모습이 머리에 그려지시죠?
또한 다양한 어류의 이동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자연과 가깝게 어도를 설치하고, 주위에는 생태환경공원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