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정부의 제2금융권 가계대출 보완대책 등의 여파로 상호금융조합(농·수·신협과 산림조합·새마을금고)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협·새마을금고는 농·수협과 산림조합보다 손실흡수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경영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상호금융조합의 당기순이익은 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조1,000억원)보다 24%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에서 0.48%로 떨어졌다. 총자산순이익률은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를 말한다.
이 같은 당기순이익의 감소는 상호금융조합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정훈 한은 거시건전성분석국 과장은 “지난해 저축은행 구조조정 여파로 불거진 상호금융조합의 부실화 우려가 완화되고 비과세 예탁금 재부각 등에 힘입어 상호금융의 자금조달 여건은 개선됐다”면서 “하지만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80% 이내, 비조합원에 대한 신규대출 축소 등의 여파로 대출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예수금은 21조3,000억원이 늘어나 지난해 하반기(10조원)보다 증가폭이 두배로 확대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대출 증가폭은 14조3,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73%(10조4,000억원)나 감소했다.
자산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부실화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요주의여신비율도 기업부문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현재 요주의여신비율은 3.1%로 지난해 6월 말에 비해 0.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기업의 요주의여신비율은 5.1%에서 6.4%로 1.3%포인트 올라 상승폭이 더 컸다.
특히 신협과 새마을금고는 손실흡수능력이 다른 조합보다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6월 말 상호금융조합의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03.9%로 지난해 6월 말(107.7%)보다 3.8%포인트 떨어졌다. 권역별로는 신협과 새마을금고가 각각 59%, 61.6%로 농·수협 및 산림조합 136%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낮았다.
한은은 “앞으로 경기가 부진하면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상호금융조합의 부실자산이 증가할 수 있는 데다, 신협·새마을금고의 손실흡수능력이 미흡해 상호금융조합의 경영건전성에 우려가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 제2금융권 요주의·고정이하 여신 = 현재 연체 6개월 미만이냐, 이상이냐에 따라 각각 요주의·고정이하여신으로 나뉜다. 앞으로 은행처럼 3개월로 강화된다.
김태억 기자 eok1128@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