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신사옥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예쁜 건물
부채가 130조원에 이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호화청사의 대명사로 불리는 성남시 청사 건설비의 2배가 넘는 3500억원의 돈을 신사옥 건립에 쓰기로 해 주인없는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h 신사옥 배치도/LH제공
↑ 신사옥 현황도.
수영장을 비롯해 농구장,
5면의 테니스장 등 각종 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LH제공
↑ LH 신사옥 완성 후 예상 모습.
본관 건물은 금강송과 진주 촉석루의 곡선 이미지를 그대로 살렸다.
LH 제공
↑ LH의 진주 신사옥 완성 후 예상 모습.
건물의 디자인 콘셉트는 '천년나무'다.
지역사회에 잘 뿌리내리고 살겠다는 의미를 담아 천년을 사는 금강송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했다. 건물 설계에만 100억원이 들어갔다/조선일보 DB
LH는 2014년말까지 경남 진주 혁신도시 이전을 앞두고 3500억원이 넘는 돈을 신사옥 건설비로 배정한 것으로 25일 밝혀졌다.
LH는 특히 하반기 건설경기 살리기에 8조7000억원어치의 공사를 발주하겠다고 밝히며 신청사 건립비용을 끼워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채가 130조원에 이르고 연내 갚아야할 돈만 13조원이 넘는 LH가 호화청사 건립에 비난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건설경기 살리기'를 내세워 호화청사 건립사실을 숨긴 셈이다.
◆ 수영·헬스·인조잔디 축구장…1400여명이 13만㎡ 사용
LH는 진주 혁신도시에 지하 2층, 지상 20층 규모의 신사옥을 지을 예정이다. 부지면적은 9만㎡, 연면적은 13만㎡(3만9325평)로 현재 경기 성남 분당 사옥(7만2011㎡)의 두배 규모다. 면적은 크게 늘지만 사용하는 직원은 1400여명으로 현재와 비슷하다.
LH는 진주 신사옥을 친횐경 대표 공기업으로 LH의 위상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무시설, 회의시설 등 사무시설 뿐 아니라 헬스장, 수영장, 체육관 등도 들어선다. 옥외에는 인조잔디 축구장, 농구장 등도 지을 예정이다.
신청사는 연면적 기준으로 직원 1인당 평균 약 92.8㎡(28.1평)를 사용하게 된다. 올해 준공한 국회 제2의원회관의 보좌진 1인당 연면적 연면적 55.5㎡(16.8평)보다도 많다.
행정안전부는 '정부 사옥관리규정'을 통해 공무원 1인당 사무실 면적을 7~17㎡ 범위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LH는 공기업이라 정부 사옥 관리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공기업은 정부기관이 아니라 기업의 일종이어서 '정부 사옥 관리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며 "정부가 사옥 크기를 규제할 방법은 마땅하지 않다"고 말했다.
LH는 진주 신사옥을 올 하반기 건설경기 살리기를 위한 발주 공사 중 하나에 포함시켰다. 하반기 8조7000억원을 발주하는 데 여기에 신청사 건립비용을 포함시킨 것이다. 그런데 LH가 국내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해 집행하는 사업 중 500억원 이상 규모의 사업 33건 중에서 신청사 사업비가 3563억원으로 가장 많다. 2번째로 큰 사업인 진해 자은3 S-2 아파트 건설공사(1540억원)의 2배 규모이다.
현재 LH 신사옥에는 현대건설(000720), 대림산업(000210), GS건설(006360)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3000억원이 넘는 공사라 매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워낙 고사양 초절전형 건물인데다 요즘 건축 공사가 없어 경쟁이 치열해 출혈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지역업체가 40% 이상 참여해야해 지역 건설경기는 몰라도 건설시장 전체를 살리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토지비용 없이 건설비만 3500억원 넘어, 빚으로 지어야 할 판
신청사는 기존에 LH가 보유하고 있던 땅에 건물을 짓기 때문에 토지수용비는 들지 않는다. 순수하게 빌딩 건설비에만 35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과거 호화청사로 논란이 됐던 성남시청(1540억원) 건물 공사비의 2배가 넘는 비용이다. 용인시청사(1947억원)에 비해서도 공사비가 많고, 1만여명이 사용하는 서울시 신사옥 공사비용(약 2000억원)보다도 1500억원이나 비싸다. 신청사는 설계 비용만 100억원이 들어갔다. 설계는 무영건축과 토문엔지니어링건축 공동 응모팀이 맡았다.
빌딩 관련 전문 업체 세빌스 코리아 관계자는 "서울 도심(CBD) 지역 건축비가 3.3㎡ 당 400만원선인데 3400억~3500억원 규모면 연면적 8만5000평 규모의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SFC)의 두배 규모의 건물을 지어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설계도면 없이는 어떤 건물이 지어지는지 알 수 없긴 하지만, 연면적과 공사비를 감안하면 과도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초호화 빌딩을 지을 수 있는 비용을 지방에 쏟아내는 데다 1400여명이 사용하는 건물 건축비로는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LH가 130조원이나 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화청사를 건립하는게 적절하냐는 비판도 나온다.
예산을 줄여도 임대주택 보급 등 서민주거 안정에 앞장서도 모자랄 판에 막대한 예산을 청사건립에 쏟아부을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LH는 공사비를 현재 사용 중인 성남 분당 사옥(4000억원)과 오리사옥(4000억원)을 매각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침체로 구매자가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오리사옥의 경우 2010년 입찰 신청을 받았지만, 매각 희망자가 없어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 방식을 변경하기도 했다.
LH측은 건물이 매각되지 않더라도 2014년 말까지는 반드시 이전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1년 예산 일부를 전용하고 국민주택기금 차입,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주택 건설 등에 사용될 예산을 빼돌리고 빚을 내서라도 호화 사옥를 짓겠다는 것이다.
LH는 총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0조원이다. 올해 안에 갚아야 할 돈이 약 13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안에 13조를 다 갚으려면 회사채 발행해 돈을 빌려와 빚을 갚아야 할 상황이다.
LH 이지송 사장은 취임 이후 월급과 보너스를 한 푼도 받지 않고 법인카드는 아예 가위로 잘라버리는 등 빚을 줄이기에 앞장서왔다. 이지송 사장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이주홍 국장은 "빚이 이미 130조가 넘는 LH가 지방에 추가로 빚을 내 새 사옥을 짓는 것은 과도한 면이 있다"며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이 되겠다는 말의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 산하 공공기관지방이전단 도태호 부단장은 "LH의 신사옥은 정확한 절차를 거쳐서 승인된 내용으로 호화 청사 논란은 맞지 않다고 본다"며 "에너지 절감을 위해 건물을 짓다보니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독] LH 신사옥, 성남시 호화청사 2배가격? 얼마야?
조선비즈 강도원 기자 입력 2012.07.26 00:11
출처: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20726001104034.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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