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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쳐 흐르던 낙동강 1300리 물길의 옛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수천 마리 백로의 고고한 날갯짓에 근심도 사라진다 하여 이름도 우망리(憂忘里)가 된 시골 강촌 마을의 한적한 풍경도, 빼어난 경관 탓에 하늘이 만들었다고 이름 붙은 경천대(擎天臺)의 옛 모습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특유의 곡선을 뽐내며 흐르던 강, 그 1300리 물길은 뻣뻣한 직선으로 구획이 나뉘어 파헤쳐졌다. 넓게 펼쳐진 은빛 모래사장도, 푸른 습지와 어우러진 버드나무 군락지도 자취를 감췄다. 대신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중장비가 지나간 흔적만이 흉터처럼 깊게 패였다.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인 낙동강의 모습이다.
낙동강지키기부산운동본부가 낙동강 공사 현장 일대를 항공 촬영한 사진을 27일 공개했다. 맑은 물 대신 뿌연 탁수만 흐르는 '낙동강 제 1경' 경천대의 모습부터, 상주보·구미보 등 보 건설 현장까지 '폐허'가 된 낙동강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낙동강지키기부산운동본부는 "수십 대의 굴삭기를 투입해 곳곳에서 준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오탁방지막조차 설치되지 않는 곳이 많다"면서 "어류 산란기인 4~6월 사이 진행되는 대규모 준설로 물의 탁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져 수질 악화 뿐만 아니라 생태계 파괴가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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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보 하류의 감천 합수지의 모습. 보 건설 현장에서 흘러나온 탁수로 본류와 지류의 수질이 선명하게 대비된다. ⓒ낙동강지키기부산운동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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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보 공사 현장의 모습. 11미터 높이의 교각과 상판이 세워졌다. ⓒ낙동강지키기부산운동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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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선교 하류의 준설 현장 모습. 풀 한 포기 찾아볼 수 없는 처참한 풍경이다. 굴삭기가 대거 투입돼 준설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어디에서도 오탁방지막을 찾아볼 수 없다. ⓒ낙동강지키기부산운동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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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선교 하류 준설 현장의 모습. 4대강 사업에 관한 환경영향평가는 어류 산란기인 4~6월에 준설 작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이 지역에 대한 대규모 준설 작업은 4월부터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낙동강지키기부산운동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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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이 만들었다'고 불릴 정도로 낙동강 1300리 물길 중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낙동강 제1경' 경천대 상류 구간의 모습. 대규모 준설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오탁방지막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뿌연 탁수만이 강을 뒤덮고 있다. ⓒ낙동강지키기부산운동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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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주보와 강창교 사이에 위치한 준설 현장의 모습. 버드나무 군락지와 초지가 잘려나가고, 준설토는 인근 농경지에 10미터 높이로 적치됐다. ⓒ낙동강지키기부산운동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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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 해평습지 일대. 낙동강 상류의 빠른 유속이 점차 느려지는 강 중류에 형성된 이 습지는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호) 등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4대강 사업으로 곧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낙동강지키기부산운동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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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 퇴강리 상풍교 일대의 준설 현장. 뿌연 탁수가 낙동강 본류에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 ⓒ낙동강지키기부산운동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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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주보 공사 현장의 모습. ⓒ낙동강지키기부산운동본부 |